지역에서 지역에 충실한 뉴스가 나가야 합니다.
"서울에서 지역으로 내려가 조금만 지내다 보면 지역 뉴스의 중요성을 알게 된다." 어느 MBC 선배가 저에게 해준 말입니다. 삶의 터전을 둔 내 지역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 알고자 하는 건 몹시 자연스러운 욕구입니다. 공영방송 MBC가 네트워크로 존재하는 이유이기도 합니다. MBC의 메인 뉴스 프로그램인 뉴스데스크는 일정 시점에 로컬사인을 내고 그 이후 꼭지들을 지역에서 배치하는 방식으로 운용되어 왔습니다. 지상파 중심의 매체환경에서 만들어진 관행입니다.
이제 뉴스데스크는 OTT를 통해서, 유튜브를 통해서, iMBC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볼 수 있습니다. 시청자들의 선택지가 그만큼 늘어났습니다. 반면 지역의 소식을 접할 통로는 더 좁게 느껴질 수밖에 없는 환경입니다.
틀을 깨뜨릴 때가 됐습니다. 기술 발달로 쉽게 서울과 지역사의 기사와 리포트 영상을 서로 공유하는 게 가능합니다. 권역별 협력 강화와 편성을 통해 문제를 풀겠습니다.
지역사간, 지역사 본사 간 실질적이고 영리한 협력 모델을 찾겠습니다.
경남 MBC에서 제작한 다큐들이 큰 호평을 받았습니다. 이른바 글로컬(Glocal) 콘텐츠라 부를 수 있는 작품입니다. OTT 넷플릭스에 두 편이 편성되었습니다. MBC의 OTT향 제작 스튜디오 most267이 판매를 도왔습니다. 창사 13년 만에 부활한 '2025 대학가요제'도 있었습니다. 본사의 IP를 부산 MBC에서 살려 부산과 서울이 공동으로 제작했습니다. 본사는 이 프로그램을 전국에 편성했습니다. 서로 힘을 합치는 구조, 서로에게 이익이 되는 구조입니다. 올해는 MBC 플러스가 부산과 함께 이 공동 프로젝트를 수행합니다.
'테마 여행 길' 또한 성공 사례로 꼽을 수 있습니다. 테마를 정해 지역에서 프로그램을 연속으로 제작했습니다. 서울에서 하나의 테마로 편성을 열었습니다. 협찬은 지역 제작비로 들어가는 구조를 만들었습니다. UHD 리마스터링 기술을 적용해 퀄리티를 높였습니다.
각각 다른 세례이지만 공통점이 있습니다. 지역과 계열사 본사가 함께 아이디어를 내고, 함께 더 크게 움직이는 구조를 만들었다는 점입니다.
현실이 매우 어렵습니다. 지역사들의 제작 역량이 계속 축소되고 있습니다. 그걸 몰라서 하는 얘기가 아닙니다. 정책 준비 과정에서 지역 MBC 구성원들로부터 "사정을 몰라서 하는 얘기다."라는 지적도 많이 받았습니다. 그런데 분명히 해야 할 점이 있습니다. 지역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는 것은 공영방송의 책무입니다.
방향을 제대로 잡는 게 중요합니다. '지역의 뉴스와 지역의 콘텐츠를 살리자'는 목표를 확실히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게 할 때 새로운 아이디어가 나오고 실행력이 생깁니다.
경영진만 각성한다고 될 일이 아닙니다. 구성원들도 함께 방법을 찾아야 합니다. 저는 지역사가 그 책무를 포기한다면, 지역사의 존재 의미는 없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사장이 된다면 지역의 뉴스와 콘텐츠가 살아날 수 있도록 아이디어를 모으고 성공 사례를 확산시키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