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모델 경쟁이 뜨겁습니다. 더 뛰어난 모델을 만들기 위해서는 양질의 데이터가 필요합니다. 인터넷에 공개된 데이터는 이미 고갈되었거나, 인공지능에 의해 오염되었습니다. 자신을 소개하는 플랫폼인 링크드인(LinkedIn)의 장문 게시물 중 절반 이상에서 AI 개입 흔적이 발견되었습니다. 보안기업 임페르바 보고서에서도 지난해 기준 전체 웹 트래픽의 절반(49.6%)이 AI 등 봇에 의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진짜 인간의 말과 글로 이뤄진 데이터는 점점 희귀해지고 있고, 그만큼 가치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MBC는 1961년 첫 전파 발사 이후 60여 년의 음성·영상·텍스트 자료를 갖고 있습니다. 서울뿐만 아니라 각 지역사에도 그 역사만큼이나 희귀하고 방대한 자료가 쌓여있습니다. 매일, 매시간마다 새로운 데이터가 계속 쌓이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MBC는 현재 유튜브 채널을 통해 국회, 각 정부 부처, 뉴스 현장에서 들어온 영상을 실시간에 가깝게 업로드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정리가 안 되어 있습니다. 검색·비교·분석이 불가능합니다. 비교할 수 없는 가치를 지닌 자산이 제대로 활용되지 않고 있는 것입니다.
저는 오래전부터 해외의 사례를 주목해 왔습니다. 미국의 Federal News Service(FNS)라는 플랫폼입니다. 이 플랫폼은 1985년 만들어졌는데 의회 청문회, 대통령 기자회견, 국무부·국방부 브리핑, TV 토크쇼 등 공적 발언을 실시간 속기록으로 변환하는 서비스를 제공해오고 있습니다. FiscalNote Holdings에 합병되었는데 연간 매출이 약 1천 억 원이 넘습니다. 구독 매출이 전체의 92%를 차지합니다. 공적 발언을 구조화된 스크립트 데이터로 만드는 것이 지속 가능한 비즈니스라는 걸 증명한 겁니다. 특히 AI 시대에 들어서면서 가치가 급상승하고 있습니다.
저는 MBC가 이 일을 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발언 아카이브'를 만드는 일입니다.
먼저, 신뢰가 사라진 시대에 진실의 기준을 세우는 일입니다. 현재 한국어 학습 데이터는 뉴스 기사, 위키백과, 소셜미디어 텍스트가 대부분입니다. 맥락을 제공하는 원발언 텍스트는 극히 부족합니다. 두 번째, MBC가 쌓아온 자산을 활용해 토대를 든든히 구축하기 위한 지속 가능한 사업모델입니다. MBC의 발언 아카이브가 자리 잡으면, AI가 한국 정치·정책 관련 질문에 답할 때 MBC 데이터를 참조하는 구조가 만들어집니다. 이는 정보 생태계에서의 구조적 위치를 확보하는 일입니다.
한국어는 전 세계 약 8,000만 명이 사용하는 언어입니다. K-콘텐츠의 글로벌 확산으로 한국어 AI 성능에 대한 수요가 급증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국내 AI 기업뿐 아니라 글로벌 개발사와의 데이터 라이선스 계약도 가능합니다.
디지털뉴스편집팀장 당시, 저는 장애인용 자막을 활용한 시험적 형태의 아카이브를 구축해 운용했습니다. 개인적으로 'byhuman.kr'이라는 도메인을 등록해 놓았습니다. '사람이 만든 진짜'라는 뜻을 담은 이름입니다.
제가 사장이 된다면, 1년 안에 아카이브 플랫폼을 론칭할 것입니다. 흑자를 내는 사업모델로 만들겠습니다.